제1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장흥 출신
시집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을 펴낸 이대흠 시인(현대시 창작 전담교수)이 선정됐다.
심사위원회(신경림 시인·염무웅 평론가·최두석 시인)는 “이대흠시인은 전라도에서도 남도의 지역말을 맛깔나게 쓰는 데 오랫동안 공들인 시인인데 이번 시집의 경우 그 방언의 구사가 더욱 활달하고도 적실하다”면서 “이번 시집은 장흥과 탐진강 주변이 한국 현대시의 영역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든다. 한국의 현대시는 이렇게 지평이 넓어지고 새로워진다는 생각도 든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대흠 시인은 1964년 장흥 출생으로 1994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귀가 서럽다’, ‘물속의 불’, ‘상처가 나를 살린다’,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등을 펴냈다. 그동안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불교문예작품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전라도 사투리의 질박한 언어와 흥겨운 가락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남도 서정의 맥을 잇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대흠 시인은 “죽형 조태일 선생은 살아서는 일국의 시인이었고, 죽어서는 그 자체로 국가가 됐다”며 “그의 이름으로 상을 받는 것은, 조태일이라는 나라의 시민권을 얻는 것과 같을 것이다. 나는 기쁘게 조태일이라는 나라로 입국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조태일 시인은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고, 광주서중, 광주고, 경희대를 졸업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고, 시집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속에서 꽃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을 펴냈다. 1969년 ‘시인’지를 창간한 이래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박남준 시인 등을 발굴했다. 1980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감금한 예비 검속자에 포함돼 수감 생활을 하는 등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선 대표적인 민족·민중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9년부터 광주대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1999년 9월7일 간암으로 작고했다. 편운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