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보 속보, 사회] 2003년 09월 29일 (월) 19:03
본 교육원과 협약을 통하여 학점은행제 교강사 지원을 하고 있는
덕산직업전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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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장애가 결코 배움의 길에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30일 전남 담양군 덕산직업전문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는 뇌성마비 장애인 이성복(26)씨의 감회는 남다르다.국내 장애인 직업훈련기관에서 배출한 ‘1호 학사’라는 영광을 안았기 때문이다. 언어장애와 휠체어에 몸을 맡겨야 하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영광의 학사모를 쓰게 된 이씨는 “처음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다”며 “그러나 장애인도 얼마든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씨는 1998년 전북과학대학 전자통신학과를 졸업(80학점)한 학력을 인정받아 2001년 학점은행제 실시 교육기관인 덕산학교에 입학했다. 전문학사에 이어 일반 학사학위를 꿈꾼 이씨는 전북 남원의 가족들을 떠나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사모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입학 후 이씨는 직업전문학교에서는 교양학점 이수가 불가능해 일반 학사학위를 못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한때 좌절에 빠지기도 했다. 이씨는 “당시의 좌절이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하게 만든 계기였다”며 “그 때의 굳은 마음이 없었다면 오늘의 학사모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같은 해 5월 덕산학교에 교양과목 교수 및 강사들의 초빙 강의가 허용되면서 이씨의 공부는 계속됐다.결국 이씨는 전공인 전자계산학 외에도 경제학, 경영학, 체육 등 7개 교양과목을 이수해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2월 학교 졸업 후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남원지소에 취직, 데이터베이스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이씨는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에도 진학해 장애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